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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기록

인지부조화에서 벗어나기 - 인터넷상에 떠도는 정보 판단하기


대부분 사람들은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와 실제 상황이 부합하기를 원한다. 그래서 자신이 생각되는 것과 모순되는 정보를 접하면 이를 무시하거나 반박하거나 심한 경우엔 욕설을 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한다. 특히 이러한 성향이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커뮤니티에 가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확인하고 유사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글에서 안도감을 얻고, 반대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욕하고 헐뜯는다. 이게 극대화된게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깨시민이다. 자기들은 깨어있는 시민이고 반대 성향의 사람들은 멍청하고 우매한 대중이라고 매도하는. 자신과 의견이 같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믿음은 공고해지고 낙관주의가 발달한다. 다른사람의 의견은 무시하거나 출처를 의심하고 그 사람을 욕하면 된다. 아 이 얼마나 편한 마인드인가? 

이러한 인지부조화를 벗어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하는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의심해봐야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냉철히 검토해야한다. 굳이 '냉철히'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인지부조화론에 따르면 개인이 정보를 해석하는데 있어서도 주관을 많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정보가 옳은가? 이 글의 신뢰도는 얼마나 되는가?

인터넷상에는 쓰레기같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개인이 작성한 글은 더더욱 그러며 어떤 글에 달리는 리플들은 말할것도 없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다는 쓰레기 댓글들... 이런 댓글들을 믿을 수 있겠는가. 생면부지의 어디의 어떤놈이 쓴지도 모르는 댓글 한줄 말이다. 

또 자극적이고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낼 수있는 '거짓 정보'를 감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에 관해서 최근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몇년전에 인터넷에 여성이 성관계 한 남성의 수를 알 수 있다는 글이 올라온 적이 있다. 물론 그 글은 이제는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올라온 당시에는 나름 화제를 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퍼나르면서 일파만파 퍼졌다. 거기에 달린 댓글들로는 (주로 남자가 많은 커뮤니티에서)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을 잡을 수 있다면서 그 글을 더 퍼뜨릴것을 종용하거나 호응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로 그 글에서 나온 항정자 항체반응의 경우 불임여성의 불임 원인을 판단하고자 하는 실험일뿐이고 여성이 얼마나 많은 남성과 성관계 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아니었다. 왜 사람들은 그 글에 환호했을까? 그건 남성이라면 한번쯤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서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관념과 많은 사람들이 그 글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집단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인터넷상에 떠도는 이러한 수많은 거짓정보와 루머들은 어떻게 판별할까?

국내의 경우 간단하다 똑같은 내용을 영문으로 타이핑해서 구글에 검색해보면 된다. 어느 나라에서 AIDS 완치가 되었더라 또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만들어냈다 아니면 위의 예시와 같은 항정자 항체반응에 관해서 구글에 검색해보면 관련 영문 웹기사가 뜬다. 우리가 들어보지 못한 황색언론에서 그러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면 그 정보에 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칠 것이다. 또한 학술적인 내용이라면 논문검색에 나오게 되있다. 이공계 학생이라면... 적어도 논문 작성을 해보거나 관련 언저리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관련 논문 검색과 임팩트팩터들을 고려해서 충분히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정책이나 금융,경제에 관한 기사라면 어떨까? 그러한 글들의 경우 정확한 수치와 용어,관련근거(공시자료등)을 검색해가면서 파악하면 된다. 

하여튼 인터넷에서 받아들이는 정보를 한 단계 필터링 하는것은 중요하다. 특히나 요즘처럼 거짓 선동이 인터넷을 휩쓰는 시대에는. 

경제적인 투자를 할때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의식적으로 집단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어야 한다. 수시로 통장 잔액을 확인하고, 수익률을 계산하고, 매일 경제전망을 판단하고 기사들을 읽고 옥석을 가려서 투자할 곳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이 어떠한 주제에 관해서 너도나도 이야기를 한다면 그 주제에 관해 추천하는 글을 찾아 읽되 집단 광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한다.